Why

왜 하필이면 필명이 구데기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대학교 1학년 때 붙은 별명이 구데기였습니다. 지금이야 노래방들이 있어서 가사를 외울 필요도 없고 모여서 노래하는 모습을 보기 힘든데 그 당시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가입한 목공예동아리 목방에서 신입생환영회를 하는데 동아리방에 둘러앉아 막걸리 한 잔씩을 돌리고 신입생이 한 명씩 일어나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내 차례가 되고 노래도 못하는데다 가사도 잘 몰라서 난 동물농장을 개사해서 노래를 불렀거든요. 가사는 대충 이렇습니다.

'어쩌구저쩌구 도살장에는 황소가~ 나잡아봐라 나잡아봐라~ 마루밑에는 새앙쥐가 고양아놀자 고양아놀자~' 이런 식이었는데 그 마지막 대사가 '화장실에는 구데기가~ 나는봤다 나는봤다~'라는 거였거든요.

그리고 그 다음날부터 바로 한 선배가 절 구데기라고 불러서 지금은 이름같이 되었죠..덕분에 내 동기들 별명도 뻔데기, 건데기, 쓰잘데기 등등의 데기시리즈가 되었답니다.

그러다 제가 93년도에 제 고향의 지역신문인 '주간홍성'의 시사만평을 담당하면서 앞으로 필명으로 사용할 생각을 하기시작했습니다. 가만 생각해보니 더러운 정치판이나 사회부조리 등을 비판하면서 먹고 산다는게 구데기랑 비슷하더라구요. 세상이 깨끗하고 항상 올바르기만 하다면 만평작가들은 다른 일을 해야겠지요..그렇게 해서 지금은 kudeki라는 필명을 이름처럼 쓰고 있고요. 단지 시사만평에만은 제 실명을 걸고 만평을 그리고 있습니다........kudeki